조직위원들을 찾아가는 작은 인터뷰 코너! 각 영역과 지역에 있는 조직위원들이 어떤 설렘과 기대를 갖고 조직위원회에 함께 하게 되었는지 나누는 자리가 되길 기대합니다. 이번에는 정치대회 참석 의지를 활활 불태우는 조직위원,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태희님을 인터뷰해 보았습니다.

조직위원회 릴레이 인터뷰 ⑥  :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태희
"서로가 서로한테서 답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에서 활동중인 이태희라고 합니다. 21년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해 곧 만 3년을 꽉 채우게 되어요.

Q.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라는 이름에 맞게 한국의 사이버성폭력에 대응하는 활동들을 하고 있고요, 사이버성폭력 피해경험자 지원과 함께 사이버성폭력과 관련된 이슈파이팅을 하며 대응하는 활동, 정책이나 입법활동 등을 하고 있습니다.

Q. 태희님은 한사성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한사성에서는 회원담당을 맡고 있습니다. 한사성과 함께해주시는 후원회원 여러분을 맞이하며 어떻게 한사성의 운동과 만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고요, 올해 팀 개편을 하면서 모든 활동가가 피해지원을 하게 되어 최근부터는 피해경험자 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Q. 체제전환운동을 어떻게 처음 알게 되었나요? 조직위원이 된 계기가 있다면?

작년에 효린(현 사무국장, 조직위원)과 여파(현 대표)가 인권운동사랑방 강의를 갔어요. 뒤풀이 자리에서 체제전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더라고요. 한사성의 고민을 기억한 미류 님이 조직위원회 제안을 주셔서 처음 체제전환운동에 대해 알게 되었고요, 개인적으로는 길내는 모임 2차 토론회인 <반윤석열 전선을 넘어서는 사회운동의 다른 조건은 어떻게 가능한가?>가 계기였어요. 세상이 너무 답답하고 답이 없는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생겼다고 해서 토론회도 가보고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도 이야기를 들어보고 했던 것 같아요.

근데 계속 고민은 되었던 것 같긴 해요. ‘체제전환’이라고는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체제’는 대체 무엇일까? 전환한다면 어디로 전환해야 할까? 무엇을 전환한다는 걸까? 를 잘 모르겠는 거예요. 실제로 한사성의 운동에서 체제전환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논의 과정을 따라가면서 반사이버성폭력운동에서의 체제전환이 무엇일까 고민을 길어와서 한사성 내부에서도 고민을 나눠보자는 마음으로 신청했습니다.

Q. 최근 성폭력상담소 등록을 유예하셨잖아요. 여러모로 방향성을 찾아가는 시간인 것 같은데, 어떤 고민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맞아요, 저희가 2년정도 정부 등록 성폭력상담소로 전환하려다가 유예했어요. 국가의 피해지원체계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고민이 남아있어서였는데요, 두 가지 측면의 고민이 있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의 고민은, 저희가 만나는 피해경험자분들 중에는 정부 기준으로 치면 ‘기타’와 ‘성적괴롭힘’ 비율이 다른 피해유형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점이예요. ‘기타’와 ‘성적괴롭힘’ 비율이 높다는 건, 여기에 해당하는 폭력이 지금의 체계에서 자꾸만 미끄러지고 있다는 것이거든요. ‘무엇을 폭력으로, 피해로 볼 것인가?’ 에 대한 고민도 있고요. 그래서 올해 과제를 ‘불법화 이후의 반사이버성폭력운동’으로 잡았고요. 법/제도와 체계가 다 담을 수 없는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활동할지에 대한 논의가 우선 필요하다는 점이 있고요. 

운동적 측면의 고민으로는, 윤석열 정부가 자꾸만 5대 과제에 사이버성폭력을 넣고 있는데 여성주의적 관점뿐만 아니라 어떠한 관점도 없이 엄벌주의로 가는 문제적 경향이 있어요.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산하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도 성적 신체노출이 없는 영상이나 벗방산업에 종사하는 피해자들은 삭제지원을 하지 않는 등 규정을 까다로워지고 있어요. 체제 밖에 있으니 제도 안의 비판점을 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기도 하지만, 문제의식을 잘 벼려보려고 합니다. 하하.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여성들이 처해있는 위치와 삶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 이들의 회복을 도우며 어떻게 해야 이 폭력이 종식될 수 있을지도 같이 고민하고 있어요.

2023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후원의밤에서, 활동가들의 감동적인 합창

Q. 활동가란 누구보다 세상을 바꾸고 싶은 열망이 강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한사성 활동 이외에, 활동가 태희님의 고민이 있다면?

작년에는… 여성운동이나 전반적인 시민사회운동이나 힘이 잘 모이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우리가 마주한 이 정권, 지금의 상황을 돌파하려면 굉장히 힘을 잘 모아내야 하는 시기인데 왜 잘 모이지 못하는 것 같을까, 그럼 어떻게 모아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컸던 것 같아요. 전반적으로 운동이 힘을 받았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시민사회운동은 잘 모르고 소셜벤처는 잘 아는 것 있잖아요. 거기에 대한 우려도 있고요. 총선을 앞두고 있으니 ‘민주당 딜레마’에 대한 고민도 있죠. 예산삭감의 국면이나 운동의 위기가 찾아올 때 어쩔 수 없이 민주당을 찾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들? 운동이 조금 더 힘을 받아서 거대양당 중 차악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우리를 주체로 하는 운동을 세울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체제전환운동 정치대회에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포럼에 못 가서 정말 아쉬웠거든요. 이번에는 반드시 함께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이 현장의 고민은 무엇이고, 반사이버성폭력운동과는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얘기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함께 모이는 자리가 너무나 기대됩니다. 목표는 참석! 정치대회에서 꼭 만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