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 우리 모두를 가슴 아프게 했던 태안 화력발전소 고 김충현 님의 장례가 치러졌습니다. 장례는 치렀지만 산업재해와 비정규직 없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12월 폐쇄를 앞둔 태안발전소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았을 텐데요. 지난 한 달 간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의 상황실장으로 애쓰셨던 조진 동지를 모시고 투쟁의 경과와 남은 과제에 대해서 들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진 님! 지난 한 달 간 애 많이 쓰셨습니다. 장례를 치렀지만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았을 텐데요, 현재 상황이 궁금합니다.

현재는 정부가 협의체 구성을 제안해와 이에 응하여 대책위와 협의 의제와 구성을 논의하는 중입니다. 대책위는 2019년 김용균과의 약속인 정규직화와 인력 충원 등이 지켜졌다면 김충현 동지가 홀로 돌아가시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6년 전 지키지 않은 약속의 이행을 요구하고 있어요.

그리고 발전소 폐쇄 계획에 따라 발전소 현장 인력이 부족해진 것이 금번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만큼, 향후 석탄발전소 폐쇄에 따른 '정의로운 전환'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발전소 폐쇄에 따른 인력 이동은 업체들 간의 도급계약으로 이뤄질 일이며, 정부가 나설 일이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으로 발전소가 폐쇄되는 건데,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직까지 그런 소리를 하고 있다니 정말 화가 나네요! 앞으로 중요한 투쟁 과제가 되겠어요.

네, 발전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정의로운 전환을 쟁취하는 게 앞으로의 핵심 과제입니다. 하청에 하청을 거듭하는 일자리는 사라져야 합니다. 김충현 님의 월급 중 60%를 하청업체가 가져갔어요. 업체는 9년 사이 8번 변경됐고요. 하청업체들이 월급을 떼먹고 재하청을 거듭하는 사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도 사라집니다. 당장 내일 발전소가 폐쇄된다 해도 부족한 인력 속에 위험하게 일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잖아요. 즉시 적정인력을 투입하고, 이들이 온전히 재생에너지 발전소로 고용승계 되는 것이 ‘정의로운 전환’입니다.

맞아요. 앞으로 함께 해야 할 활동들에 대해 체제전환운동의 동료들에게 알려주세요!

한국 서부발전과 한전 KPS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기업임에도 사고 이후 빠르게 돈으로 해결하겠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유족에게 몰래 다가가 금액을 제시하는가 하면, 그 댓가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되지 않게끔 처벌불원서 작성을 강요했습니다. 돈을 주며 죗값을 피하는 천박하고 반인륜적인 행동을 저질렀죠. 그러면서 사고 이튿날 바로 발전소를 재가동하려고 했어요. 공공기관조차 노동자 서민의 생명을 우습게 알고, 오로지 이윤만을 쫓는 이유를 자본주의적 압박 외에 다른 데서 찾을 수 있을까요? 하루라도 더 설비를 돌려야 하는 자본의 필요는 노동자 한 사람의 죽음을 아랑곳 하지 않게 합니다.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전기를 생산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좋은 전기를 값싸게 사용할 수 있는 세상, 함께 만듭시다!

12월 폐업을 앞둔 태안발전소에는 고 김충현님의 동료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제대로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요, 이에 맞서 태안발전소 노동자들이 8월 27일 파업에 나선다고 합니다. 태안 발전 노동자들의 존엄과 기후정의를 향해 함께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