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목요일 오전, 여의도에 있는 퐁피두센터 한화 개막식을 앞두고 한화의 ‘아트워싱’을 규탄하는 예술인과 팔레스타인평화연대의 긴급행동이 있었습니다. 방산기업인 한화가 이스라엘 군수 기업과 협력하며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제노사이드를 방조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 자리에 구호 물품을 싣고 봉쇄된 팔레스타인으로 떠났으나 이스라엘군에 의해 납치되었다가 풀려난 김동현님도 있었습니다. 돌아온 동현님을 진영님이 만나보았어요

진영: 지난 2월 체제전환운동포럼에서 접수대 자원활동을 하셨잖아요. 그날 이후 정말 오랜만에 봬요. 뉴스에서 동현님 소식을 들으며 걱정이 많이 됐어요😭 이스라엘 점령군에게 납치되고, 폭력 때문에 다치신 걸로 아는데 건강은 좀 어떠세요? 귀국 후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해요.

🍉동현: 귀국하자마자 바로 병원에 입원했어요. 근육이 녹는 횡문근 융해증 진단을 받았는데, 다행히 수치가 좋아져서 5일정도 입원했다가 퇴원했습니다. 오랫동안 손을 포박당한 채로 있어서 그런지 아직도 손에 감각이 없는 부분이 있고, 피로감도 계속 남아있긴 하지만 점점 회복 중이에요. 밤에 잠을 자는게 아직 힘들긴해요. 항해를 떠나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처음 겪은 일이니까요. 상상할 수 없는 일을 겪었으니 항해를 결정하고 귀국하기까지 지나온 일들을 돌아보고, 스스로 이해할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다른 인터뷰나 만남은 가급적 하지 않고 있는데, 오늘 기자회견은 참석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왔어요.

진영: 😢😢😢몸과 마음, 모두 잘 회복하시길 바랄게요. 가자로 향하던 준비 기간과 항해 시간,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해 세계 곳곳에서 모인 연대자들과 보낸 시간이 궁금해요. 그 과정에서 나눈 우정과 연대의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동현: 항해를 준비하기 위해 프랑스 마르세유에 모였는데요, 자신들의 정치적인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도 많고 ‘어소시에이션’이라고 불리는 단체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마르세유 자체가 굉장히 저항 정신이 강한 동네이기도 하구요. 저희가 머물렀던 곳도 형식상은 불법 점거였지만, 마을 주민들과 지역 해양 경찰들조차 이를 알고 협력하며 지내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가자로 가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매일 할 일을 정하고, 회의를 해서 함께 결정도 내렸어요. 한국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새로운 경험이었어요.항해를 떠나기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경험을 하고 돌아온 것 같아요.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위해 세계 곳곳에서 온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것은 글로 만나는 것과 비교할 수 없었어요. 저와 같은 배를 탄 사람들 중 한 분은 이 항해 운동을 맨 처음에 시작했던 분의 친구였어요, 그분이 ‘지금 상황이 정치적으로 정말 좋지 않지만 이보다 더 안 좋은 때도 있었다, 더 길게 보고 할 수 있을 것을 하면서 버텨보자’고 했는데요, 용기를 많이 준 말이었습니다.항해를 같이 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관련 행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본인 나라의 상황을 공유하고, 팔레스타인 해방에 대해 대화했던 것 자체가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이처럼 곳곳에 팔레스타인의 평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진영: 팔레스타인의 평화가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서로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왜 중요한지 경험을 통해 말씀해 주신 것 같네요. 팔레스타인에 쳐진 장벽을 부수기 위해 지금 우리가 서있는 곳에서, 또 무엇을 하면 좋을지 체제전환운동의 동료들에게 제안해 주실 게 있나요?

🍉동현: 한국을 떠나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라서 새롭게 느껴진 점도 있겠지만, 항해를 준비하면서 만난 사람들이 상대를 미리 재단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를 이해하려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인상적이었어요. 이런 게 동료로 만나는 걸까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하는데도 바뀌지 않는 것 같은 현실에 쉽게 지치기도 하잖아요. 그래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주변의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 또는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지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렇긴 하지만 우리가 공유하는 의제를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방어적인 태도를 가지기 쉽잖아요? 그런 것을 내려놓는 것도 팔레스타인의 봉쇄와 장벽을 깨는 일 중 하나가 될 수 있을거에요. 체제전환운동 포럼과 같은 여러 공간에서 나누고 이어지던 이야기들이 저를 팔레스타인으로 향하는 항해로 이끌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 자체가 소중하고,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지치지말고 관계를 바꾸어가자는 동현님의 이야기가 특히 필요한 하루인것 같아요. 부디 몸과 마음 잘 회복하시길 빕니다. 동현님과 함께 팔레스타인 해방을 향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