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은 체제전환운동 조직위원회 전체회의 뒷풀이 컨셉으로! "평등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체제를 전환한다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궁금한 지오🥰님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체제전환운동 조직위원회가 또 한 번의 전체회의를 치뤘어요. 이제 정말 1년을 넘어왔구나, 하는 실감이 드는 것 같은데 지오 님은 어때요?

1년인데 까마득하게 느껴져요. 윤석열 퇴진 광장이 중간에 있어서 그런 것이겠죠? 저희가 지난 해 7월 17일에 첫 전체회의를 열었었더라고요. 그때부터 저는 조직팀 팀장으로 활동해오기도 했는데요, 정말 다양한 일들을 함께 해왔죠.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저희가 2025년 체제전환운동포럼의 주제로 ‘전략’을 삼기로 했었어요. 체제전환이라는 게 정말 어떤 전략을 통해 가능할까? 좀 실천적인 질문과 응답, 사례를 공유하면서 상상력과 힘을 모아갈 수 있기를 기대했어요. 한창 그걸 준비하던 와중에 계엄을 맞게 된 거죠.

계엄때문에 계획했던 실험을 미처 다 해보지 못한 아쉬운 점이 있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체제전환운동 조직위원회가 있었으니까 계엄 이후에 ‘윤석열 퇴진! 세상을 바꾸는 네트워크(세바넷)’를 꾸리고, 여러 운동 단위들과 기민하게 행동을 만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행이에요. 이번에 전체회의 때 많은 분들이 ‘회의에 잘 못 나와서 내용을 못 따라가는지 모르겠지만’ 이라고 이야기를 시작 하시더라고요. 아니 근데, 일 년에 회의가 실제로 한 번밖에 없는데. 하하. 그래도 조직위원들에게 논의나 경험의 공백이 느껴지니까 그랬을텐데요,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계엄은 너무 갑작스럽고 바쁜 일이었으니까, 미뤄왔던 실험을 이어가야겠죠?

전체회의 때 하반기 계획에 대해 발제해 주었는데, 기억할만한 토론이 많이 오간 것 같아요. 못오신 분들을 위해, 어떤 걸 기억하면 될지 다시 한 번 요약해준다면?

작년 전체회의 때 팀을 인준했는데, 이번엔 팀 운영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어요. 하하. 덜 열심히 하자는 결정은 아니고요, 오히려 ‘잘’ 하기 위한 결정이에요. 활동가들 모두 분초를 아껴 살잖아요.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잘 모이고 잘 흩어지는’ 흐름을 통해 ‘모여서 토론하고 흩어져서 실천하는’ 리듬인 것 같아요. 일상적인 팀운영이 없더라도 우리의 마음마저 흩어질 수 없으니 논의와 경험의 격차를 잘 줄여나가는 데 역량을 기울여야겠죠.

하반기 계획에서 제안한 주요 일정은 '평등행진단'이에요. 하반기가 우리에게 ‘잘 모이는’ 일정이 될 것 같은데, 곳곳에서 벌인 활동을 하반기 여러 행진으로 ‘모으는’ 집중력을 발휘하자는 제안이에요. 으레의 달력사업이 아니라 평등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체제의 전환을 만들어 가기 위한 시도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927 기후정의 행진에 그냥 가던 사람들끼리 가는 것이 아니라 ‘체제전환을 위한 기후정의가 무엇인지’, ‘기후정의행진에 함께 하며 무엇을 요구할지’ 토론하고 실천하며 더 많은 사람들과 체제전환을 공감하면 좋겠어요. 12월 계엄 1년을 맞이할 때도 정세적인 대응을 함께 고민해보고요.

우리가 가장 기대하는 것은 2026 체제전환운동포럼이 아닐까요? 서로 다른 운동이 연결되어 있다는 막연한 느낌을 넘어 서로가 전략이 되는 구체적인 시간을 만들면 좋겠어요. 다른 운동과의 연결뿐만 아니라 내 운동을 재조직 하는 과정이기도 하겠죠? 기대돼요.

크흡... 맞습니다... 저도 기대돼요. 마지막으로 체제전환운동,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면 좋겠다는 제안과 당부의 한 마디를 듣고 싶어요!

뭔가를 해나가다보면 처음에 이걸 왜 시작했지? 잊기도 하는거 같아요. 부정적인건 아니고 그 운동이 발전한다는 의미이기도 할 텐데요. 제 시작을 돌아보면, 처음엔 체제전환이라는 것도 중요했지만, 운동이 처해있는 곤경 그 자체가 중요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서로를 ‘가로지르자’고 한 건 자기 운동이 갇히지 말자는 뜻이었다고 생각해요. 각자의 운동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전망을 다른 운동이 함께 밝혀주는 거죠.

더불어 ‘가로지르는' 것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전부는 아닐 수 있다는 각오도 포함하는 것이겠구나, 그런 생각을 요즘 해요. 서로를 알아가는 것을 넘어서 변화하고 재배치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겠죠. 어렵더라도 이 시간을 함께 밟아가고 싶어요.

많은 일들을 해나가고 있지만, 정체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잖아요. 이제 막 1년이 넘은 체제전환운동도 그런 의구심과 싸울 시간이 오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만약 그것이 지금 우리의 곤경이라면 인내를 가져야하지 않을까요? 부족하더라도 함께 인내하고, 함께 나아가길 바랍니다. 우리 ‘체제전환’이라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봐요.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