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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일(목) 18:30~20:30

[가로지르길 2] 불평등을 가르치는 학교에 저항하는 연대를 위하여

  • 일시 : 2024년 2월 1일(목) 18:30~20:30
  • 장소 : 스페이스살림 지하1층 다목적홀 (서울시 대방동 노량진로 10, 지하철 1호선 대방역 인근)
  • 포럼 참가 신청 : bit.ly/gosystemchange-forum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 신자유주의는 ‘입시 위주의 경쟁교육’이라는 한국사회 교육의 오랜 문제와 맞물려 학교의 구조와 문화를 빠르게 변화시켰다. 양극화의 심화, 기후위기, 차별과 혐오 문화 등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공교육의 목표와 역할에 대한 논의를 전개할 틈도 없이 능력주의, 각자도생, 위계와 차별, 배제와 혐오가 우리 교육 곳곳에 켜켜이 스며들어 문제를 키워 왔다. 2023년 여름 안타까운 교사 사망 사건은 이러한 다층적인 학교의 구조적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었음에도 이에 대한 토론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수 정권이 내세운 “교권 대 학생인권”의 프레임 안에서 교육 주체 간 연대마저 더욱 위태로워졌다. 교육 체제를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주체들 간 관계의 재구성, 불평등을 내면화하고 차별을 확산하는 교육 내용의 재구성, 교육제도의 재구성,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의 재구성 등 다층적 전환이 모색되어야 한다. 무엇을 전복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공유하는 동시에 불평등을 가르치는 학교에 저항하는 새로운 주체 간 연대를 상상하고 그 힘을 모아나가야 할 때다.

🧵 세션 진행

사회 : 배경내 (인권교육센터 들)

발제1. 교육 체제 전환, 무엇을 어떻게 전환해야 하는가
- 난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발제2. 학교를 체제전환을 향한 저항과 연대의 공간으로
- 보란 (교육노동자현장실천)

토론1. 연혜원 (투명가방끈)
토론2. 진냥 (연대하는 교사잡것들)
토론3. 김중미 (기찻길옆작은학교)
토론4. 박성식 (전국교육공무직본부)

📚 준비팀

교육공동체 벗, 교육노동자현장실천, 연대하는 교사잡것들, 인권교육센터 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투명가방끈, 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전국행동

문의 💬

홈페이지  |  체제전환운동 정치대회 조직위원회
이메일  |  go.systemchange@gmail.com

[후기] 불평등을 가르치는 학교에 저항하는 연대를 위하여

- 서경 (교육공동체 벗)

가로지르길1 세션 ‘불평등을 가르치는 학교에 저항하는 연대를 위하여’는 (시험)능력주의와 학교 안 노동 위계를 핵심 쟁점으로 하여 진행되었습니다. 청소년인권활동가 난다는 학생 청소년의 관점에서 학교가 어떻게 학생으로 하여금 불평등을 내면화하게끔 하는지 살피며 기존의 교육과정에 우리가 지향하는 교육의 내용을 추가하는 방식이 아닌, 교육이 지식 전달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자고 제안합니다. 또한 교육운동이 사회 체제 전반의 변화와 함께 가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학생, 교사, 학부모라는 교육 3주체 담론을 확장해, 다양한 시민들이 교육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운동의 장을 열어가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진보교육감 운동과 같이 체제는 그대로 둔 채 운동의 인물을 행정 당국으로 보내는 전략은 더이상 운동으로서 유효하지 않음을 짚기도 했습니다.

교육노동자로 자신을 소개한 중등 교사이자 활동가인 보란은 학교 내 노동자들간의 정규직-비정규직 이중 구조와 노동을 서비스로 평가하며 경쟁이 일상화되고 정치기본권은 제약하는 제도와 문화 속에서 느끼는 무력감에서 출발해, 이러한 이 학교 제도와 체제를 떠받치고 있을뿐 아니라 교육 주체간 계급 연대를 가로막고 있으며 혁신학교와 같이 교육 개혁의 시도도 제자리를 맴돌게 함을 지적하였습니다. 서이초 사건으로 촉발된 전국 교사 집회에 대해서는 각자도생의 노동 환경은 그대로 둔 채 교사의 권력만 강화하는 정부 대책에 포섭되어, 비장애인 남성 정규직 교사 중심 위계적 관계를 강화하여 학교 현장의 퇴행을 가져왔다고 평가하였습니다. 교육 3주체 담론 속에서 뭉뚱그려지는 주체 집단 내부의 차이에 주목하며 새로운 교육 주체를 발굴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번 세션에서는, 발제와 토론 전반에서 쟁점이 모이기보다 여러 층위의 쟁점들이 산발적으로 제기되어 아쉽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모든 쟁점을 요약하여 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가장 깊이 있게 토론되었다고 할만한 ‘돌봄 위기속 학교에 맡겨진 돌봄 역할과 그로 인한 갈등을 우리 운동은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쟁점을 중심으로 이후 토론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보란은 교사의 교육활동과 돌봄을 명확히 구분할 수 없으며 ‘돌봄은 교육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문제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국교육공무직노조 박성식은 이에 동의하면서도 최근 갈등 속 초등 교사들의 부담 토로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며 돌봄 역할의 주어를 ‘교사’에서 ‘학교’로 옮겨서 논의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교육공공성’과 대별되는 ‘학교공공성’ 개념을 제안하며 무엇을 가르칠까가 아니라 학교를 어떻게 연대와 돌봄으로 만들지에 주목하자고도 하였습니다. 연대하는 교사 잡것들 진냥은 스스로와 타인의 건강을 점검하는 것과 같은 일상적 층위에서의 돌봄과 책임성과 전문성을 담지하는 직무로서의 돌봄이 서로 다른 개념으로 구분되어야 하는데 논의 속에서 섞이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초등 돌봄 교실을 운영하겠다는 학교 돌봄 확대 정책에 대한 의견도 제안되었습니다. 지역에서 운동 관점에서 아동청소년 돌봄 공동체를 운영해 온 기찻길옆작은학교 김중미는 최근 이주배경 청소년들을 지원하며 맞닥뜨린 위기 속에서 오히려 학교 너머에서의 돌봄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발견했다며, 학교 담장을 무너뜨리고 돌봄을 지역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투명가방끈의 연혜원은 왜 우리는 청소년이 늘 누군가의 보호 아래 있어야 한다고 여기고 길거리에, 학교와 가정 밖에 있는 모습을 상상하지 못하는가 질문하며 계급, 젠더, 섹슈얼리티 등을 축으로 다양한 청소년의 모습을 상상할 때 시민으로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토론에서는 체제전환운동으로서 교육운동은 지금까지와는 어떻게 다른가를 보여 줄 수 있는, (ex. 기후정의운동의 정의로운 전환과 같은) 직관적인 주장이나 쟁점이 부각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정규직 교사 노조 운동 중심으로 상상되던 교육 운동의 축을 그 바깥으로 옮겨 가져오는 논의의 첫발을 뗐다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습니다. 앞으로 학교 바깥의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공공성의 보루로서 학교와 교육에 어떻게 개입해 나갈 것인가를 구체적인 쟁점들을 두고 논의해 나갈 과제를 실감하였습니다.